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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분자는 두 구조 공존"…4세대 방사광가속기 첫 실험 성공
2017/12/26

국제 연구팀이 우리나라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이용해 베일에 가려졌던 물 분자 구조 변화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두 구조의 물 분자가 공존하고 임계점을 갖는다는 가설을 실험으로 입증, 물의 신비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과냉각 상태에서의 물의 구조를 설명하는 그림. 빨강은 무거운 물의 구조(고밀도), 파랑은 가벼운 물의 구조(저밀도).

<과냉각 상태에서의 물의 구조를 설명하는 그림. 빨강은 무거운 물의 구조(고밀도), 파랑은 가벼운 물의 구조(저밀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포항공대(총장 김도연)는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한 첫 실험인 '물 분자구조 변화 연구과제' 결과가 22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은 앤더스 닐슨 스웨덴 스톡홀름대 교수팀이 주도했다. 김경환 스톡홀름대 박사가 제1저자로, 이재혁 포항가속기연구소 박사 등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물은 다른 액체와 달리 4℃에서 부피가 가장 작은, 무거운 상태가 된다. 온도가 낮을수록 부피가 증가해 가벼운 상태로 된다. 추운 겨울 호수나 강이 수면부터 얼어붙고 그 아래서 생명이 살 수 있는 이유다. 

물이 이런 특성을 갖는 원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론적 가설만 존재했다.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단위로 일어나는 물의 구조 변화를 측정할 길이 없었기 때문이다. 펨토초의 시간 분해능을 갖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이번 실험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연구팀은 가속기를 활용해 과냉각(super-cooled)된 물이 얼음으로 결정화되기 전 분자 구조를 측정했다. 10마이크로미터(㎛) 크기 물방울에 X-선 레이저를 맞추고 100펨토초 이내에 산란이미지를 측정, 구조를 분석했다. 

두 가지 구조의 물 분자가 동시에 존재하며, 두 상태가 서로 바뀌는 요동 현상(fluctuation)이 나타남을 실험으로 밝혔다. 기존의 다양한 가설 중 두 구조의 물이 공존하고 임계점을 갖는다는 'LLCP(Liquid-Liquid Critical Point)' 모델이 입증됐다. 

이 모델에 따르면 액체 상태의 물은 가벼운 구조와 무거운 구조의 두 형태가 존재한다. 4℃보다 낮은 온도가 되면 가벼운 구조가 늘어난다. 영하 44℃의 과냉각 상태(진공)에서는 두 구조가 같은 비율을 갖고, 요동현상은 최대치가 된다. 

연구팀은 “학계에서 거의 1세기 동안 물의 특이하고 신비로운 현상의 원인을 설명하는 여러 논쟁이 있었다. 이번 실험은 물의 독특한 열역학적 특성이 과냉각 상태에서 임계점을 갖는 모델로 정립되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런 연구는 이전에도 미국, 일본의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통해 시도된 적이 있다. 최종 분석은 우리나라에서 성공했다. 정부는 우리나라 가속기의 우수한 성능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는 펨토초 동안 X선을 발생시켜 원자나 분자를 실시간 분석하는 대형 기초연구 시설이다. 포항 가속기는 에너지 안정도, 궤도 안정도, 시간 안전도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 성능을 보유했다. 

최원호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방사광가속기는 지금까지 밝혀내지 못한 신비로운 현상을 알아내는 데 크게 기여한다”면서 “정부는 연구자의 창의적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http://www.etnews.com/20171221000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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